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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우울증 환자에겐 毒… 절망-비하 등 위험신호에 주의

3∼5월에 극단적 선택 가장 많아 불면증-과식-과음 등 이상 행동, 자살 전 보이는 징후일 수 있어 심하면 전문가에 도움 청해야
  • 봄, 우울증 환자에겐 毒… 절망-비하 등 위험신호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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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19년 4월 4일자 좋은 기사를 공유합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90404/94883117/1

3∼5월에 극단적 선택 가장 많아

불면증-과식-과음 등 이상 행동, 자살 전 보이는 징후일 수 있어

심하면 전문가에 도움 청해야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지난해 12월 31일 진료시간이 지나서 찾아온 정신질환자를 돌보다 환자의 흉기에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47)가 2016년 발간한 저서의 제목이다.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이는 임 교수가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을 앓다가 가까스로 회복하면서 되새긴 말이라고 한다.

생동하는 봄기운과 정반대로, 3∼5월은 우울증 환자에게 위험한 시기다. 거리엔 활기가 넘치지만 우울증 환자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 오히려 증세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일조량의 변화도 호르몬 불균형과 수면장애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청년 우울증 환자에겐 졸업과 취업에 따른 스트레스가 한몫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2017년 국내 자살자 6만7331명 중 1만8910명(28.1%)이 3∼5월에 숨졌다. 겨울인 12∼2월(1만5213명)의 1.2배 수준으로 많다.

자살을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게 임 교수의 지론이었다. 그의 저서 제목처럼 정말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고,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는 사람은 주변에 구조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임 교수와 함께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를 만든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조언을 통해 주변 사람의 자살 징후를 일찍 알아챌 방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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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단계는 주의 깊은 관찰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2015∼2017년 자살자 289명의 심리를 부검한 결과 자살자의 92%는 가족에게 자살 신호를 보냈지만 가족 중 21.4%만이 사전에 이를 인식했다. “이젠 정말 끝내고 싶다”라며 절망감을 드러내거나 “나는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이다”라며 자신을 비하하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몸에 별 이상이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하거나 일과 학업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것도 간접적인 언어적 신호가 될 수 있다.

대다수는 우울한 감정을 소리 내어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이를 드러낸다.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나눠주거나 사람을 피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불면증이나 과식, 과음, 충동구매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일 때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자해의 흉터나 연습장 등에 쓴 “죽고 싶다”는 낙서는 긴급한 자살 신호다.

# 듣기

자살 신호를 포착했다면 정말로 자살할 생각인지 물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 단계에서 망설인다. 대다수는 평생 누군가에게 “자살할 생각이냐”라고 물어본 경험이 없다. 오히려 누군가 “죽고 싶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해도 당황해서 말을 돌리거나 생각을 바꾸라고 타이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자살예방 전문가들은 자살 의사를 명확하게 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게다가 자살을 할 생각이라면 언제 할 건지,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구체적으로 물으라고 한다. 자살 신호는 구조 요청 신호이기도 하므로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를 경청하는 것이 거꾸로 살아야 할 이유를 찾도록 돕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때 ‘자살은 옳지 않다’고 설득하거나 충고하는 것보단 처음부터 끝까지 가치 판단 없이 경청하는 게 상대에게 더 도움이 된다.

# 말하기

말하기는 자살 위험에 처한 사람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직접 도움을 의뢰하는 단계다. 1393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통해 지역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연락하면 전문가가 개입방법을 알려준다. 가족이나 동료가 “죽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절대 알리지 말라고 당부해도 마찬가지다. 모든 상담은 비밀에 부치기 때문에 상대방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불이익에 처할 우려가 적다. 자살 신호를 방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상상해보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백종우 교수는 “자살 위험에 처한 분들의 주변 사람들이 ‘보고 듣고 말하기’ 교육을 통해 이런 ‘도움 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1393)와 정신건강 삼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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