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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방 캠페인 펼치는 조성돈 목사·손애경 수녀]
종교계서 罪로 인식된 자살 다뤄… 교회·성당·학교 등서 교육 벌여"자살하지 말라 다그치기 전에 왜 살아야하는지 이유 찾게해야"
종교인으로서 이들이 벌이는 운동은 '껄끄러운' 주제다. 종교계에선 '죄(罪)'라는 인식이 강한 '자살' 문제를 다루기 때문. 그렇지만 조성돈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운영위원장과 손애경 천주교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장 수녀는 "그럴수록 죄인 취급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종교가 나서서 자살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두 단체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인 한국의 현실을 바꿔보기 위해 교회와 성당은 물론 각급 학교를 찾아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펴고 있다.
"우리 국민 사망 원인 4위가 자살입니다. 암, 뇌혈관, 심혈관 질환 다음입니다. 지금 시대는 생명의 문화와 죽음의 문화가 싸우고 있는 시대입니다. 생명의 문화로 바뀌도록 하는 데 종교가 앞장서야죠."
◇아픔, 위기
손애경 수녀는 자살예방센터장을 맡기 전 3년간 예수성심전교수녀회에서 입회 희망자를 상담했다. 그는 "당시 입회 여부보다는 젊은이들의 아픔과 위기를 많이 봤다"고 했다. "한 자매님은 처음 볼 때 얼굴에 어떤 기운이 느껴졌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힘든 고통을 겪었더라고요. 다 듣고 '얼마나 힘들었니, 아팠니, 슬펐니?'라고 하니까 그제야 눈물이 터지더군요. 그렇게 울고 나서 하는 말이 '사실 수녀님만 만나고 가서 약을 먹으려 했다'고 하더군요."
◇변화는 확실
이들의 활동은 구체적인 수치로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다. 두 사람은 그러나 "변화의 기운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지난 2008년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라는 책을 냈을 때 크게 '혼났다'. "자살한다고 다 지옥 가는 것은 아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판단하실 문제"라고 했던 것에 대한 역풍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강연에서 같은 이야기를 해도 반발이 적어졌습니다." 구체적 성과도 있다. 2014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는 총회에서 '자살에 대한 목회 지침서'를 채택했다. 부록엔 위로하는 설교문까지 예시했다.
손 수녀 역시 "교회법도 '자살로 인한 사람은 장례미사를 치르지 않는다'는 조항이 빠졌다"고 했다. 또 3년 전부터 자살자 유가족 모임과 피정 등을 주관해도 거의 지원자가 없었는데 올해는 30명 피정 모집했는데 곧장 다 차버렸다고도 했다. 서울의 성당에서 자살 예방 캠페인을 폈더니 자발적으로 다른 성당에 권해 '릴레이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엔 3개 성당, 올해는 상반기에만 5개 성당으로 캠페인이 번졌다고 했다.
◇문화가 바뀌어야
조 목사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줄어든 것은 교통문화 개선 캠페인의 역할이 있었다고 봅니다. 삶의 문화를 알리는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죠." 손 수녀는 "자살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삶의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다지 확실한 이유 없이 그냥 살거든요. 이럴 때 위기가 오면 쉽게 삶을 내려놓게 됩니다. '나부터'가 중요합니다. 다른 이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나부터 신념과 가치관을 세우고 있어야죠."
손 수녀는 "'살기 싫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왜?' '그러지 마라'고 하는데 판단 없이 들어주고 대신 '도와줄 거야' '곁에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고(高)위험군에겐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인계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는 9월 5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제2회 생명보듬함께걷기' 대회를 연다. 이 자리엔 손 수녀도 참가해 축사할 예정이다. 조 목사는 "수녀님 순서가 인기 최고일 것"이라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