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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 8.17.]
"계속 울기만 하는 아이를 바라보다 던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더라고요. 내가 낳은 내 자식인데…."
주부 김지선(33·가명)씨는 올해 1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심각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렸다. 두 아이의 육아를 도맡게 되면서다. 남편은 주말에나 함께 할 수 있었고, 친정과 시댁 모두 멀리 있어 달리 도움받을 곳이 없었다. 우울한 기분은 심한 감정 기복과 자살 충동으로 이어졌다. 김씨는 “세 살배기 큰 애가 실수를 하면 심하게 화풀이했다. ‘엄마 자격이 없다’는 죄책감과 자살 충동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여성 10명 중 3명은 김씨처럼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경험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출산을 경험한 20~40세 기혼 여성 1300명을 대상으로 2016년 조사한 결과다. 50.7%는 산후우울증으로 아이를 거칠게 다루거나 때린 적이 있다고 답했고, 33%는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2%는 실제 자살 시도까지 이어졌다.
출산·육아 스트레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대부분의 산모가 가벼운 우울 증세를 경험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모의 약 10%~20%가 산후우울증을 앓는다. 출산 후 4~6주 사이에 우울·불안·의욕 저하·식욕 저하·죄책감·불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료받지 않으면 85% 정도는 우울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가진 아이까지 …”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 부르는 산후우울증
출처 : 중앙일보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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